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아우~~ 듭다 더버~~~! `` 필자는 더위를 안탄다. 웬만해선 더위를 모른다는게 정답이다. 대구사람이니까. 그런데 요즘은 잦은 비와 높은 습도 그리고 분지 특유의 더위가 안그래도 짧은 입맛을 아예 없애버렸다. 이럴땐 `몸보신`이란 말이 절로 생각난다. 지난 4월에 고속도로에서 다중추돌로인해 다친 몸도있고해서 장어탕을 먹고 보신할 생각으로 엄마와 같이 경산옥산동에 위치한 ``흥부풍천장어``에 갔다. 점심특선으로 장어정식을 시켰다. 장어탕이야 말로 몸보신의 끝판왕이라 믿고있었기에 같이 나오는 장어는 솔직히 좀 떨어질것이라 생각하고 기대조차 하지않았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놨다. 장어탕은 여수에서 먹던 그것과 비슷했고 장어는 두툼하고 큼직했다. 싸구려장어를 내 놓지 않은것이다. 거기에 사장님이 직접 장어를 구워주시는데 깜짝놀랐다. 15,000원 짜리 장어정식에 따라나오는 장어를 직접 구워주는 사장님이 얼마나 있겠는가. 사고로 팔목과 손을 다친어머니를 배려해서 젓가락도 바꿔주시고 셀러드바에서 셀러드도 추가로 가져다주시는 섬세함도 보여주셨다. 넓직한 매장 한 켠에 놓인 셀러드바에 놓인 셀프반찬들은 깔끔하고 정갈하게 담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우리 학교는 폐교 위기를 맞은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입학 경쟁률이 5대 1을 넘을 때가 있을 정도로 인기입니다." 지난 10일 경기 파주시 장단면 사무소에서 만난 대성동초등학교 최일용(56) 교장은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 교육시설을 이끄는 데 대한 뿌듯함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배어 나왔다. 올해 3월 발령받아 한 학기밖에 근무하지 않았지만 이전 근무했던 학교와는 다른 역사성과 교육방식 등을 자랑스러워했다. 최 교장은 대성동초등학교가 1968년 5월 8일 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6·25전쟁 휴전협정에 따라 대성동마을이 조성됐지만 마을에 학교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어린이들을 위한 정식 교육시설이 생긴 거죠." 대성동초등학교가 건립되기 전에 이 마을 어린이들은 주민 자치 교육을 받거나 후방에서 초빙한 강사로부터 교육받은 뒤 금촌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고 한다. 대성동초등학교는 대성동마을의 어린이가 급감하면서 사라질 운명에 놓이기도 했다. 다행히 학교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2006년 공동 학구로 지정되면서 민간인출입통제구역 외부의 학생들을 받아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최 교장은 폐교 위기를 넘긴 뒤에는 대성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지난해 7월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재난·재해 대응기관의 총체적 부실이 부른 '인재'였다. 호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신고가 있었음에도 지하차도의 차량 통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부실 시공·관리된 임시제방이 무너져 내리면서 물이 순식간에 차올랐다. 차량과 지하차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시민들은 그렇게 수마에 희생됐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후 채 1년이 되지 않아 다시 한번 이렇게 큰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가는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각종 재난에 좀 더 세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숙제를 받아들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제2의 오송 참사를 막기 위해 침수 대비 통제 기준을 신설하는 등 관련 시스템을 보완하고, 진입차단시설과 구명봉 등 침수를 대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구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 마련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행정력 보완과 국민의 안전의식 고양이 뒷받침돼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대폭 확대…'도시 침수지도' 제작 정부는 침수 시 안전 지침을 신설하고, 지하차도 진입차단 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등 호우 시 위험구역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다각도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14명의 목숨을 빼앗은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는 15일로 1년이 된다. 관계 당국은 손 쓸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사고 역시 여러 단계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로 드러났다. 검찰은 참사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하천 제방 공사 담당자들과 부실 대응으로 화를 키운 공직자 등 모두 42명을 법정에 세웠다. 다만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등 최고 행정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1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참사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 최고책임자들을 처벌하라는 유족의 요구에 검찰이 어떻게 부응할지 주목된다. 재판대에 선 참사 책임자들…법적 다툼 예고 국무조정실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참사 발생 직후 재해 및 안전사고 수사 경험을 갖춘 검사들로 수사본부를 꾸려 책임자 규명에 나섰다.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됐는데 시공·감리 업체가 부실하게 제방을 쌓아 올려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고, 도청과 시청, 경찰과 소방 등의 안일한 대처가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먼저 검찰은 참사 발생 159일 만에 부실 제방 공사 책임자인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을 구속기소 했다. 현장소장은 주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지난해 7월 15일 오전 8시40분.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인근 미호강 임시제방이 붕괴하면서 들이닥친 물에 순식간에 잠겨버렸습니다. 당시 지하차도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희생자 14명의 유족, 그리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의 통한과 트라우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검찰 수사와 재판 등을 통해 당시 사고는 여러 행정기관의 무사 안일주의와 주먹구구식 행정 처리가 빚어낸 인재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아픔, 검찰의 중대시민재해 기소 등 향후 수사 전망, 오송 참사 이후의 안전 정책 변화 등을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아픔은 누르고 사는 것이지 작아지거나 잊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지난해 오송 참사로 남동생 A(30대)씨를 떠나 보낸 누나 김모(30대)씨는 지난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눈물을 쏟았다.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유족들은 여전히 가족을 잃은 허탈감과 억울함을 달래지 못하고 밀려오는 슬픔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생존자들은 혼자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지난달 10일 장석진 파주 어촌계장을 만나기 위해 임진강 포구로 가는 데는 군사 경계시설을 통과해야 했다. 철조망을 지나 들어간 포구는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곳 특유의 적막함과 함께 바닷가 어촌 같은 소금기 냄새가 났다. 장 계장이 전날 설치한 그물에 걸린 고기는 숭어. 보통 바다에서 나는 물고기라고 인식되지만 강으로도 자주 올라오는 기수 어종이다. 숭어는 바닥을 훑으며 먹이 활동을 해서 회로 먹으면 특유의 흙내가 나는데, 임진강 바닥의 좋은 뻘의 영향으로 임진강 숭어는 육질이 좋다고 한다. 장 계장은 "임진강은 민물이지만 이곳은 바다와 강물이 섞이는 기수 지역이어서 다양한 어종이 잡힌다"고 설명했다. 육질 좋은 임진강 숭어 회 한 점을 맛보거나 구경이라도 할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숭어는 이미 떠난 뒤였다. 새벽에 거둬들인 그물에 잡힌 숭어는 활어 상태로 해가 뜨기 전 서울 노량진 시장으로 가 전량 도매로 팔렸다. 차가 없는 시간이라 파주 임진강 산지에서 노량진까지 1시간이면 넉넉하다. "주 소비지인 서울과 가까운 점은 확실히 생선 선도에는 강점"이라고 장 계장은 말했다. 그는 이날 새벽 조업만으로 숭어 수백㎏을 잡아 꽤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열차가 안 다니니까 사실 사람이 필요 없어요. 문을 닫아도 아무 이상이 없죠." 경기 파주시 장단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부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전방 철도역인 도라산역. 2000년 6월 남북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로 남북이 경의선 철도를 연결하기로 한 데 따라 2002년 4월 개통된 역이다.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이자 국제 철도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9개의 선로로 서울역과 용산역 규모로 지어졌지만, 현재 역을 지키는 사람은 금성민(51) 한국철도공사 부역장 한명 뿐이다. 지난 12일 방문한 도라산역은 열차 운행 정보를 알리는 전광판은 꺼져있었고 승강장으로 가는 길은 철문이 막고 있었다. 개성공단 폐쇄 전까지 안보 관광을 하러 온 관광객들과 개성공단으로 가는 화물 열차로 활기가 넘쳤던 모습은 떠올릴 수조차 없었다. "DMZ 평화열차가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까지 하루 한 차례 운행했기 때문에 그때까지도 관광객들이 있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마저도 멈춘 상황이에요." 이용객이 줄면서 관리역(다른 역을 관리·지휘 통솔하는 대표역)이었던 도라산역은 문산역에 기능을 이전하고 보통역으로 격하됐다
[※ 편집자 주 = 비무장지대(DMZ) 남쪽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이 설정된 지 올해로 70년이 됐습니다. 민통선을 넘는 것은 군사적인 목적에서 엄격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민통선을 넘나들며 생활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기획 기사 10편으로 나누었습니다.]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버스를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며칠만 안 보여도 무슨 일이 생겼나 하고 걱정이 됩니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과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 마을인 대성동을 오가는 유일한 대중교통은 신일여객 93번 버스다. 이 버스를 몰고 하루 세 번 민통선을 넘나드는 유호선(61) 기사는 여느 버스 기사와는 구별되는 경험과 감정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가 처음 93번 버스를 몰고 대성동을 간 것은 2006년. 유 씨는 첫 운행 때의 긴장감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통일대교를 지나니까 JSA 대대 앞에서 검문이 있었어요. 버스 앞에는 무장 차량이 서 있고, 소총을 둘러멘 병사가 버스에 올라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하는 데, 겁부터 덜컥 났어요" 이후 약 보름 동안은 이런 과정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지금도 JSA 대대부터 대성동 마을까지는 무장 군인의 호위를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태백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자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이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강원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 장성광업소가 폐광함에 따라 태백에 미치는 경제적 피해는 3조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는 876명에 이른다. 강원도는 내년 6월 삼척 도계광업소까지 문을 닫으면 삼척지역에 5조6천원억의 경제적 피해와 1천685명의 대량 실업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확산할 것으로 보고 국비를 확보, 대체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태백의 경우 청정메탄올 클러스터, 핵심 광물 산업단지, 물류 시설, 근로자 주택단지 등의 경제진흥사업을 추진하는 데 들어가는 총사업비 5천219억원 중 1천842억원을 국비로 지원해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또 삼척에는 중입자 가속기 기반의 의료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비 4천112억원 가운데 1천849억원의 지원을 요구했다. 강원도는 이 같은 사업을 착수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인구 유출 등이 우려됨에 따라 지난 5월 31일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용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