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전은술 기자 | 지난 16일(일), 전주 팔복동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19살 A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가 쓴 생전 메모장이 공개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울리고 아프게 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며 열심히 살아가는 꿈 많고 희망찬 청년이 쓴 빼곡한 메모였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젊은이가 노동현장에서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 사건, 2022년 SPL 평택공장 반죽 배합기 끼임사고 사건, 2023년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 엘리베이터 수리기사 추락사고 사건까지 거의 매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사고들은 혼자만 있지 않았어도 막았을 참사였습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망사고 중에서 2인 이상의 사망사고는 전체의 3%였다고 합니다.
97%가 1인 사고였던 것입니다. 현재 일부 기업들은 1인 이상 사망사고 기준을 2인 이상으로 중대산업재해 규정을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뀌면 정부와 기업은 노동자 사망사고의 97%에 대해 책임을 면하게 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합니다. A씨 사망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그 책임이 있는 이들을 엄정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법안을 포함해 제도 정비와 예방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중대산업재해 규정은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권고사항에 불과한 소극적인 대책으로는 변화가 어렵습니다.
‘고통 공감’은 공동체를 더 의미 있게 만듭니다. 누군가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고 우리의 고통이기에 법과 제도로, 문화로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언제부터 죽음이 일상화되어 무의미한 통계 숫자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고통을 공감하며 희망을 만드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현재 A씨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정밀 부검이 진행 중입니다.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장례를 치른다고 합니다. 우선 해야 할 일은 남은 유족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일입니다.
더 이상 혼자 일하다가 죽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저의 책임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