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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약자 보살피는 정부 원한다"…아르헨티나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성소수자 비판' 밀레이 다보스 연설에 국민들 반발, 대거 거리로 나와
언론 "밀레이 지지율이 50% 넘지만 국민의 저항도 높다는 걸 증명"

 

주)우리신문 박형욱 기자 | 폭염주의보가 발동된 아르헨티나에서 1일(현지시간)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지난달 23일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서 '워크(Woke)'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난하면서 여성혐오 살인(Femicidio) 가중처벌은 차별이며 동성애자는 소아성애 범죄자라는 뉘앙스로 발언한 것에 대해 규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밀레이 대통령은 인종ㆍ성정체성ㆍ문화의 다양성을 지지하는 일명 '깨어있는 사람들' 칭하는 '워크'에 대해 "반드시 치료해야 할 전염병이자 반드시 제거해야 할 암 같은 존재"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동성애자 커플의 자녀 성 학대를 언급하면서 동성애자는 소아성애 범죄자라고 말했다.

 

이에 성소수자 인권 옹호론자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며 증오를 유발하는 발언이라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논란이 일자 밀레이 대통령은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으며, 대통령의 발언을 반정부세력이 마음대로 해석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오히려 더 큰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성소수자 단체뿐만 아니라 여성단체·인권 단체ㆍ은퇴자단체·일반 시민단체ㆍ노조까지 가세하며 이번 시위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바뀐 것이다.

 

 

성소수자들이 주축이 되어 추진한 시위라서 눈에 띄게 야한 복장을 한 여장남자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부분의 시위자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딸 팔로마(19)와 친구의 딸인 밀라그로스(28), 이아라(25)와 같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베로니카(56)는 자신은 성소수자가 아니지만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에 참을 수가 없어서 거리로 나왔다"고 했다.

 

팔로마는 "밀레이의 다보스 포럼 연설은 성수소자와 여성에게 차별적인 발언이었고 그의 증오 연설은 파급력이 커서 최근 레즈비언 커플의 집을 방화하는 사건도 있었다"면서 "우리 사회가 쌓아온 다양성 존중이 후퇴하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아라는 "밀레이는 여성 차별은 존재하지 않고 여성이 더 낮은 급여를 받는다는 사실도 거짓말이라고 치부한다"면서 "여태까지 밀레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힘들게 버텨왔지만, 소수 약자 차별 발언은 내 인내심의 한계를 건드렸다"며 시위 참여 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힌 리카르도(52)는 "밀레이 당선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면서 "이제는 밤거리를 걷는 것도 두렵다. 내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해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면서 지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동성애자인 디에고(44)는 "성소수자에게 포용적이었던 우리 사회가 불과 1년 만에 극우 증오 연설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한다는 현실이 암울하다"고 개탄했다.

 

'자유전진당(집권 여당) 사라져라'라는 종이 팻말을 들고 있던 미리암(67)은 "밀레이 대통령의 다보스 발언은 상상할 수 없이 파시스트적이며 차별적이다"라면서 "이 정부는 약자에게 정말 끔찍한 정부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옆에 있던 마리엘레나(72)는 "내게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면 결국 우리 사회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게 아니냐?"며 "모두에게 공정하고 약자를 보살피는 정부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밀레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를 상회한다.

 

밀레이 정부는 인플레 억제 정책으로 200%가 넘던 '살인적'인 연간 인플레이션을 취임 1년 1개월 만에 117%로 거의 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고, 16년 만에 재정 흑자를 기록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찬사까지 받았다.

 

경제가 안정되면서 대통령 지지율도 오르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번 대규모 시위에 대해 당황하면서도 "야당이 주축이 된 정치적 시위"라며 의미를 깎아내렸다.

 

 

하지만, 밀레이 대통령의 이번 다보스포럼 발언은 성소수자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경제위기를 참고 버티던 일반시민들까지 '깨우는' 폭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밀레이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최대 피해자로 알려진 고령의 은퇴자들이 '연금을 올려달라'며 매일 시위하는 와중에도 이들을 지지하거나 대규모 시위에 나서지 않은 시민들이 이번에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왔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는 발언이긴 하지만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안정화 정책은 성공적이지 않았느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시위 참여자들은 "월급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으며, 이 정부는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현지 매체 인포바에는 이번 시위에 20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는 주최 측의 주장을 전하면서 이번 시위는 밀레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저항도 높다는 걸 증명한 시위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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