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이성제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것은 국제사법재판소(ICC)의 활동을 지지하는 유엔의 입장과 모순된다고 우크라이나가 26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세르지 키슬리츠야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유엔 사무총장이 ICC 체포 영장이 발부된 인물과 만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테흐스 총장의 전임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13년 유엔 사무국 대표와 ICC 체포영장 대상자 간의 잠재적인 만남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유엔은 ICC, 검찰을 포함한 다양한 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그 결정의 권위를 훼손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ICC는 지난해 3월 푸틴 대통령에 대해 우크라이나 어린이 불법 이주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브라질과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참석하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방문에서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도 만나 따뜻하게 포옹했다.
우크라이나는 강하게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그의 브릭스 회의 참석은 "유엔의 명예를 훼손할 뿐"이라면서 그가 앞서 우크라이나 주최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반면 "전쟁 범죄자 푸틴이 보낸 카잔으로의 초대는 수락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도 방문하길 원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