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http://www.woorinewspaper.co.kr/data/photos/20230310/art_16783464124985_a47b41.jpg)
주)우리신문 전용욱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비리의 윗선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바꾼 이유에 대해 9일 “(이 대표 측이) 저만 공격하고 낙인찍는 모습에 괘씸한 생각이 들어 자백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2차 공판에서 “오죽하면 JMS 광신도처럼 있다가 탈출한 입장처럼 느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본사건 재판에선 (정치자금) 수수관계가 인정되는지 진술이 중요하다. 감정적인 부분보다는 명확히 기억나는 것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저는 지난 10년간 ‘나는 이재명을 위해서 산다’고 스스로를 세뇌했다”면서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을 때)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나서 대법원에서도 형이 확정되면 광화문에서 분신할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받은 경선자금을 이 대표 측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충성심 때문에 숨기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자신이 구속된 후 이 대표에 대한 배신감으로 진술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대표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 변호사들’ 때문에 의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내가 구속(2021년 10월)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김모 변호사가 ‘캠프에서 윗분이 보내서 왔다’며 찾아왔다”면서 “하지만 (김 변호사는) 제 변호를 위해 온 게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을 위해 제가 아는 정보나 상황을 많이 물어봤다”고 했다. 또 “평소엔 접견도 오지 않고, 재판에도 거의 들어오지 않다가 이재명 대표와 대장동에 관한 보도가 나오면 그때마다 찾아왔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구속 만료 직전엔 전 모 변호사에게도 연락이 왔다면서 “전 변호사는 ‘그분이 보내서 왔다’며 본인이 승률이 높은 변호사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예 (이 대표 측이 변호사를) 보내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도 그 (세뇌) 상태에 머물러 있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과 공모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섰다.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하반기 이 대표 측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술을 바꾼 뒤 법정에서 증언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