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고혁규 기자 |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고 있는 7일 광주 시민들은 5·18의 상흔이 담긴 옛 전남도청 앞에 모여 탄핵을 촉구했다.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 주최로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 4차 총궐기대회'에는 5천여명이 참석, 광장과 금남로 1가 입구를 가득 채웠다.
이들은 눈비가 내리는 추위에도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탄핵 요구 피켓을 들고 4시간 넘게 광장을 지켰다.
맨 앞줄에 앉은 5월 어머니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반헌법적 비상계엄 선포는 내란죄다. 무기징역, 아니 사형이나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대에 오른 김소은(26)씨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중 오늘에 가장 잘 어울리는 구절이 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그것입니다'"라며 "민주주의의 진정한 진보를 위해 함께하자"고 말했다.
한 대학생은 "저는 초등학생 때 계엄이라는 단어를 몰랐는데 제 동생은 그 말을 알고 겪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며 윤 대통령이 사익을 위해 전 국민을 불안에 빠뜨렸다고 규탄했다.
시민들은 국민의힘 의원들 대다수의 불참으로 탄핵소추안이 불성립할 상황에 놓인 것을 중계 화면을 보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분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 108명의 이름을 모두 호명하자 따라 부르며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한 중년 여성은 "참담하지만 앞으로 끝까지 지치지 말고 함께 싸워 나라를 정상화하자"고 강조했다.
금남로와 충장로 일부 카페에는 시민들이 빵과 커피를 30∼100잔씩 선결제해 놓아 집회 참가자들이 얼어붙은 손을 잠시 녹이기도 했다
5·18 단체들은 탄핵안 투표 정족수 미달이 예상되자 국민의힘을 향해 분노했다.
5·18 기념재단과 공법 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는 입장문을 내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국민의힘이 반란군의 개가 돼 그 역할을 포기했다"며 "깊은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5·18 단체들은 "정의와 양심을 저버린 정치권에 대해 국민적 심판의 불씨가 커질 것"이라며 "5·18 정신을 계승해 불의와 독재에 맞서는 모든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