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고혁규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봉투 의혹’ 관련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했지만, 검찰 조사를 받지 못하고 로비에서 돌아갔다. 검찰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조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 전 대표는 2일 오전 9시58분쯤 서울중앙지검 정문에 도착했다. 그는 정문으로 곧장 들어간 후 로비에서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검사님을 면담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직원이 “등록이 돼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자 송 전 대표는 “언론을 통해서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김영철 반부패수사2부 부장님한테 면담 요청을 변호사를 통해 했는데 연락이 안 왔나”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직원에게 재차 “사무실로 확인 좀 해보세요. 전화 좀 해줘 보세요”라며 “안 되면 부장님하고 전화 연결이라도 해 주세요”라고 했다. 안내데스크 직원은 반부패수사2부에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안 받는다”고 답했다.
송 전 대표는 “전화까지 안 받을 수가 있나”라며 허탈한 듯 웃었다. 그는 “직접 통화를 하고 싶은데 연결이 안 되나”라며 “그럼 나가시죠”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온 후 안내데스크에서만 약 3분가량을 머물렀다.
송 전 대표는 포토라인이 정비될 때까지 서울중앙지검 현관 로비에서 머물렀다. 이어 오전 10시10분쯤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서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돈봉투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수사 대상이 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증거에 기초한 수사를 해야지 인생털이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검찰은 일정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피의자의 일방적인 출석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