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이성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친러' 인물로 꼽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부인하면서 외국 병력의 우크라이나전 개입은 필연적으로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브릭스(BRCIS) 정상회의가 열린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영국 B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최근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설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질문에 "터무니 없다"(rubbish)라고 답했다.
그는 "푸틴의 성격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자국 군대를 참전시키려 다른 나라를 결코 설득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어 만약 북한의 파병과 관련된 최근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어떻겠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특정 국가의 병력이, 심지어 벨라루스라 할지라도, (적군과 아군이 대치 중인)접촉선(contact line)에 배치된다면 이는 긴장 고조를 향해 한 단계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러시아의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되면 우크라이나의 우방은 외세의 개입을 지적하게 될 것이며 "결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도 우크라이나에 배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한 BBC에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동의 없이는 벨라루스에 배치된 전술핵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핵무기 사용을 허락할 준비가 돼 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완전히 준비돼 있다. 안그러면 왜 이 무기들을 갖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외국군이 벨라루스에 발을 들여놓을 경우에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누구도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작년 6월 서방의 '핵 위협'을 구실로 우방이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자국의 전술핵 미사일을 배치한 바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 로시야TV와의 인터뷰에서는 내년 1월 치러지는 벨라루스 대선에서 7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1994년 이래 30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그는 "지지자들의 요청이 있으면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부정 선거 논란 속에 2020년 6선에 성공하자 벨라루스에서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펼쳐지는 등 거센 반발이 일었다.
하지만, 당국은 공권력을 동원해 시위를 무력 진압했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권력을 유지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하고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면 분명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10월 초에서 중반 사이에 최소 3천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