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벼슬 꿰차고 앉아서 뭉개고 또 뭉개면서 민폐 끼치는 이들을 봅니다. 핫바지들 아닐까요? 이때 동원한 낱말 핫바지는 바지에 접두사 핫을 붙인 말입니다. 첫째 뜻은 솜을 두어 지은 바지이지만 둘째 뜻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시골 사람 또는 무식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란 게 사전이 알려주는 둘째 의미입니다. 뜻풀이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모름지기 핫바지라 하면 꼭두각시 뉘앙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요즘 쓰임이 그렇습니다. "그 사람은 바지야" 하는 말까지 합니다. 남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나 조직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꼭두각시 느낌을 확연하게 보입니다. 접사 핫은 이불에 붙어서 핫이불도 만듭니다. 핫바지가 이미 알려준 것처럼 핫은 '솜을 덧대다'라는 뜻을 덧댑니다. 지은이 정주리는 『생각하는 국어』에서 추정합니다. "흔히 시골 사람들을 놀릴 때 핫바지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솜을 넣은 바지의 투박스러움이나 촌스러움에서 유래한 것 같다"고 말입니다. 핫아비, 핫어미 하는 단어도 있습니다. 아내가 있는 남자, 즉 유부남이 핫아비요 남편이 있는 여자(유부녀)가 핫어미입니다. 이들 낱말 모두에 들어 있는 [핫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항소심에서 26일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이 나온 지 131일만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것과 달리 2심에서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방송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 몰랐다고 발언하고, 국정감사장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김 처장 관련 일부 발언과 백현동 개발 관련 발언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음은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부터 재판까지 주요 일지. 2021년 ▲ 8∼9월 = 언론·국민의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제기. ▲ 9월 29일 =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화천대유·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등 압수수색. ▲ 10월 20일 =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도지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부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고즈넉했던 누각이 지금은 전쟁터 같니더. 어쩌면 좋니껴." 26일 오전 8시께 찾은 경북 의성 고운사에서 만난 불자 김윤희(76) 씨는 가운루 잔해를 보더니 비통함을 감추지 못한 채 신도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다. 전날 산불을 피해 자택에서 도망쳐 나온 김 씨는 인근 초등학교 대피소에서도 잠을 설치다 날이 밝자마자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삽시간에 화마에 갇혔던 고운사는 이날 오전까지 경내 곳곳에서 매캐한 연기가 맴돌고 있었고 불탄 누각 잔해는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폭삭 주저앉아 형체를 가늠조차 하기 힘든 가운루와 연수전 잔해들 사이에 불에 타지 않은 범종과 기왓장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현대식 건물로 지은 대웅전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명부전 등은 가까스로 온전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미처 옮기지 못한 채 방염포로 꽁꽁 싸맨 불상이 그대로 있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가늠케 했다. 원래는 오늘 방문객 200명을 받기로 했었다는 고운사 문화해설사 이천호(62) 씨는 재와 연기밖에 남지 않은 사무실 터를 멍하게 응시하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제 오전 11시부터 헬기 3대가 돌아가면서 물 뿌리고 사찰안에서도 방재작업을 단단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 승부욕을 자극하는 사람 - 승부욕이 남다른 선수 - 제 강점은 승부욕 - 승부욕 통했다 - 시험해보고 싶다는 승부욕 승부(勝負)는 이김과 짐입니다. 승부욕은 그러니까 이김과 짐의 욕구 욕망 욕심이 됩니다. 어색합니다. 이기려는, 또는 이기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말에 진다는 말이 섞였습니다. 승부욕을 승리욕으로 써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일리 있습니다. 그러나 말이 이성일 수만은 또한 없습니다. 이치를 따지면 승리욕 쪽이지만 언중은 여전히 승부욕을 애용합니다. 아니, 오남용한다고까지 말할 수준입니다. 어찌 이김과 짐의 욕심이 남다르고 강점이 되고 시험해보고 싶고, 그럴까요? 입에 붙고 손에 익었으니 쓰고 또 쓰고 자꾸 씁니다. 말의 속성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두 낱말 모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올라가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승리욕은 몰라도 승부욕은 많이들 쓰는데도 말입니다. 예전에 난이도를 두고도 말들이 많았습니다. 어렵고 쉬운 정도가 난이도잖아요. 난이도가 높다고 하면 이게 더 어렵다는 건가요 쉽다는 건가요, 했었지요. 어려운 정도가 심하다고 할 때 주로 썼기에, 그러려면 난도가 높다고 하거나 고난도라고 해야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정부는 25일 일본이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정부는 일본 정부가 자국 중심의 역사관에 따라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고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특히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일본 정부가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및 강제징용 관련 강제성을 희석하는 서술 등 왜곡된 역사 내용이 다수 포함된 교과서를 용인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혀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을 진정성있게 실천해 나가기를 촉구한다"면서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는 올바른 역사인식이 토대가 되어야 하는 만큼 일본 정부가 미래 세대의 교육에 있어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되도록 글을 짧게 쓰고 싶습니다. 지면도 아끼고요. 그렇다면 띄어 쓰지 않아도 될 접사(接辭)를 띄어 쓰는 것은 별로일 테지요.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늘 다른 어근이나 단어에 붙어 새로운 단어를 구성하는 부분을 접사라 합니다. 접두사, 접미사가 있습니다. 접사는 붙여 씁니다. 대개 손 가는 대로 쓰면 되지만, 더러 띄어 쓸지 붙여 쓸지 헷갈립니다. 땀 흘려 접사 목록을 정리한 한 국어책의 가르침을 함께 새깁니다. 먼저 접두사입니다. 한자가 많습니다. 고(高)혈압 저(低)혈압 합니다. 고(古)가구 고서적 고철 하고요. 구(舊)체제 신(新)체제 합니다. 대(對)국민 담화 할 때 '대' 역시 접두사입니다. 그 밖에 제(第)삼자, 생과일, 초(初)여름, 초(超)당파 같은 것을 책은 예로 들었습니다. 직관으로 붙여 쓸 만한 것들입니다. 다만 제삼자에 쓰인 바로 그 제(차례, 순서를 뜻합니다)를 아라비아 숫자 앞에 놓아 '제 1의 법칙'처럼 쓰는 실수를 합니다. 띄어쓰기, 불필요합니다. 제1의 법칙, 제일의 법칙 하면 됩니다. 접미사 띄어쓰기 오류도 줄이면 좋겠습니다. 10초가량 하면 되는데, 10초 가량 하고 띕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붙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한국은 대통령제 국가입니다. 대통령제는 대통령중심제, 대통령책임제라고도 하지요. 엄밀하게 보면 내각제 요소가 섞인 혼합정부형태(혼합정)이지요. 내각제는 의원내각제, 내각책임제라고도 합니다. 대통령중심제에 상응하는 개념을 드러내려고 의회중심제라고 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괜히 그러는 게 아니지요. 현대민주공화정에서 내각(또는 그에 준하는 주체) 없는 정부는 없을진대 어찌 내각제가 개념을 구별하는 말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에서이니까요. 국정이 어떤 주체를 중심으로 돌아가느냐 하는 점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통령중심제, 의회중심제 용어는 강점을 지닙니다. 대표하는 권력과 책임의 크기가 어느 쪽에 더 있느냐 하는 점을 잘 나타낸다는 점에서는 대통령책임제, 의회(또는 내각)책임제 용어도 장점이 있겠습니다. 현행 헌법은 임기 5년 대통령 단임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5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또 역시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대통령은 최장 [5년만](어법상 '5년간만'이 맞습니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겠고요. 앞에 쓴 [5년 만에]의 만은 시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사기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부자에게는 막대한 돈을 빼앗아 가며, 가난한 이에게는 삶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준다. 전문가들은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명제를 기억하라고 입을 모은다. 원금을 보장하면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주면서 원금까지 돌려주는 상품이나 사업이 있다면,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알리고 투자를 권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만약 돈을 투자해야 할 경우, 갈수록 범행 수법이 교묘해지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다. 업체에서 보여주는 땅이나 건물 등 실물만 보고 믿을 것이 아니라 사업의 실체를 확인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경찰 출신의 이구영 법률사무소 사름 변호사는 "눈으로 보이는 것만 믿을 게 아니라 수입 내용을 비롯해 재무구조나 영업 활동 내용 등을 업체에 요구해 확보한 뒤 수익모델이 실현될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며 "인허가가 필요한 사업인 경우 담당 관공서에 확인하는 등 실제 등록된 곳인지 파악해야 하고, 관리·감독을 제대로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1.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해외카지노 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겠습니다." 지난해 60대 A씨는 우연히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40일 동안 투자를 하면 원금과 함께 20%가량의 이자를 주겠다는 글을 봤다. 처음에는 A씨도 긴가민가했지만, 투자금과 약정 이자가 예치 사이트에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돈을 맡겼다.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액의 10%를 소개비로 준다는 소식에 주변 친구들에게도 소개해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날 약속한 시일이 지나도 돈은 입금되지 않았고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가짜 가상자산 예치 사이트를 내세워 1만여명으로부터 투자금 5천억여원을 가로챈 투자회사 대표와 직원을 검찰에 송치했다. #2. 지난해 40대 B씨는 유튜브에서 '상품권 투자사업체에 투자해 월 500만원의 부수입을 얻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봤다. 호기심이 생긴 B씨는 인터넷으로 해당 업체 정보를 검색하다가 블로그에 게시된 수많은 투자 후기를 확인했다. 이후 업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들어간 B씨는 입금 계좌로 1천만원을 송금했다. 초기에는 일부 수익금이 들어오는가 싶더니 지난해 말 업체와 갑자기
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 편집자 주 = 지난달 부산에서 사기 범죄 피해로 평생 모은 돈을 잃은 세 모녀가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사기 범죄가 한 가족의 삶까지 송두리째 무너뜨린 것입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서민들을 궁지로 몰아붙이는 '꾼'들은 더욱더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주)우리신문은 사기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책을 모색 해 봅니다 지난달 12일 부산 동구 한 주택가에서 세 모녀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40대 첫째 딸은 현장에서 숨졌고, 60대 어머니와 40대 둘째 딸은 병원으로 옮겨져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누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을까. 이번 사건에서 살아남은 둘째 딸과 숨진 첫째 딸의 남편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사기꾼의 덫에 걸린 세 모녀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째 딸 A씨는 인스타그램을 하던 중 어느 날 '○○○ 갤러리'라는 곳에서 예술품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우연히 접했다. 투자자들이 돈을 내고 해외 유명 예술품의 저작권 지분 일부를 소유함으로써 매월 일정 금액의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해당 홈페이지 고객센터에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