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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떠나고 빈집만 덩그러니…이웃을 잃었다

부산시내 빈집만 5천채 넘어…치안·안전 우려에 사회 문제로
부산 동구, 빈집에 예술가 불러들여 온기 채우기 노력 주목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사람이 떠나도 집은 남기 마련이다.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부산은 사람이 더 이상 살지 않는 빈집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동부산권으로 도시 내 인구이동까지 겹치면서 옛도심 지역의 빈집 문제는 더욱더 심각하다.

 

흉물로 방치된 빈집은 치안과 붕괴 우려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이웃을 잃은 남은 주민들의 고독이다.

 

 아파트 절반이 '빈집'…여긴 고독만 남았다

 

"20년 전만 해도 이 적막한 복도에 아이들이 뛰어다녔어요. 비어있는 집을 보면 마음이 헛헛합니다."

 

지난 11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아파트.

 

이 아파트에서 40년 넘게 살고 있는 60대 장모씨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1천160여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한때 빈집이 없어 입주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살던 곳이었다.

 

장씨는 "17동까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데다가 조부모부터 손주까지 대가족이 살던 아파트라 주민이 정말 많았다"며 "이제는 하루에 한 명 마주치기도 어려워 사람 사는 곳이 맞나 싶다"며 씁쓸히 말했다.

 

지어진 지 60년이 넘은 이 아파트는 여전히 공동 화장실을 사용할 정도로 주거 환경이 좋지 않아 많은 이들이 떠난 상태다.

 

20년 전부터 입주민이 점점 줄어들더니 현재는 660여가구가 살고 있어 아파트의 절반 가까이가 비어 있다.

 

동구를 비롯한 부산지역 원도심은 지방소멸 현상에 따라 무더기로 쏟아지는 빈집으로 인해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빈집은 1년 이상 사람이 살지 않고, 전기나 상수도 사용량이 없는 곳을 일컫는다.

 

2020년 기준 부산지역 전체 빈집은 5천69채인데 이는 무허가 빈집을 제외한 수치다.

 

빈집이 늘어나는 이유는 당연히 인구감소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부산 옛도심인 동구, 서구, 영도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지난 10년(2011년∼2021년)간 유출 인구는 동구 1만1천519명, 서구 1만5천583명, 영도구 2만9천963명이다.

 

인구 대비 유출 비율을 따져봤을 때 이 기간 주민 10명 중 1명이 다른 곳으로 거주지를 옮긴 것이다.

 

거주민이 없어 관리되지 않은 빈집은 외벽이나 지붕 붕괴 등 우려로 안전 문제의 온상으로 지목된다. 인적이 줄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빈집에 둘러싸여 사는 주민들의 정서적 문제가 심각하다.

 

동구 관계자는 "과거 빈집이었던 곳도 원래는 거주민이 많아 시장도 형성되고 유동 인구가 많았는데, 청년층은 계속 떠나고 노인 인구만 남으면서 지역 자체가 '휑'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옆집이나 주변에 함께 대화를 나누고 안부를 물을 사람이 없다 보니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외로움을 많이 호소한다"며 "사회복지사 등 구청에서 말동무 역할을 하며 도움을 주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예술가로 채워지는 빈집…사람 온정 깃들까

 

동구는 사람이 떠난 빈집을 다시 사람으로 채우기로 했다.

 

부산문화재단과 손잡고 수정아파트를 비롯한 루미네 수녀 기념관, 가마뫼 주민사랑방 등 관내 빈집에 예술가들을 불러들였다.

 

동구에서 소유한 빈집을 무상으로 대여하면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작업 활동을 펼치는 식이다.

구는 무료로 공간을 빌려주는 대신 조건을 내걸었다.

 

남겨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예술 활동을 기획해 이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문화재단은 공모를 통해 최종적으로 4팀을 선정했는데 연극, 클래식 음악, 미술 등 분야도 다양하다.

 

연극을 하는 한 팀은 관객을 공연에 참여시키는 이머시브 연극을 할 계획이다.

 

수정아파트를 무대로 주민을 연극의 주인공으로 모시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 활동을 하는 또 다른 팀은 주민들과 함께 작곡하거나 아동들을 모아 합창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은 입주한 시점부터 최대 3년까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최서원 부산문화재단 담당자는 "지역 내 빈집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나 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창작 공간이 부족한 예술가에게는 장소를 제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예술을 즐기려는 많은 시민이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빈집을 새로운 명소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동구 관계자는 "빈집을 더 이상 사회 문젯거리가 아닌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했다"며 "기존 주민은 물론 일반 시민의 관심까지 모아 빈집에 다시 발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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