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신문 이용세 기자 | 1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는 공사 장비를 철수하는 작업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0일 정례 간담회에서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백런칭' 작업 착수 4일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사 관계자들은 지난달 21일부터 특수설치장비인 '런처'(거더 인양 및 설치 장비)를 후방으로 빼내는 이른바 '백런칭' 작업에 들어갔다.
같은 달 23일 공사현장 전체가 휴무였던 날 하루를 빼고는 작업일 기간 내내 백런칭이 이뤄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난달 25일 오전 9시 49분께 교각 위에 거치해둔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가 갑자기 붕괴했다.
런처는 전체 길이가 102m에 달하는 철제 구조물로, 바닥 면에는 4개의 지지대가 부착돼 있다.
제원상으로는 분당 3m씩 이동이 가능하지만, 철수 과정에서 동반되는 여러 작업 상황에 따라 백런칭 속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은 통상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돌아가는데, 휴무일을 빼면 백런칭을 한 지 3일 2시간여 만에 사고가 난 것"이라며 "런처 각 부분의 움직임과 작업자의 역할에 대해 면밀히 수사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18만여 점의 압수물과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거더를 설치하는 작업을 맡은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의 관계자 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이 외의 다른 공사 관계자 3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2차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2차 감식은 국과수가 3D 스캐너를 활용해 현장을 재구성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6명의 부상자 중 런처공 1명은 퇴원해 기초 조사를 실시했으나, 나머지 5명은 중환자실에 있어 진술 청취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오전 9시 49분께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각 위의 거더가 붕괴했다.
이로 인해 작업자 10명이 추락·매몰돼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