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신문 박영하 기자 | 광주·전남 지역 공사 현장을 담당하는 건설 노동자들이 원청사의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11일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건설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21일 오후 1시 광주시청 앞에서 조합원 1천여명이 참여하는 출정식을 연 뒤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지역 대형 공사현장 12곳에서 건설 근로자로 일하는 이들은 원청사인 일부 건설사들의 단체협약 미이행으로 지난해에만 146억원의 임금 체불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자잿값 상승 등으로 건설 경기 불황도 이어지면서 조합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데도 원청사는 소극적인 태도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임해 결렬됐다는 것이다.
장기화하는 업계 불황과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는 노조 주도로 노사정 협의를 여러 차례 했지만,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고 임금 지연 지급 악순환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건비를 줄이려는 건설사의 외국인 노동자 불법 고용도 여전히 이뤄지고 있어 무너진 고용 구조를 바로 세우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노조는 요구했다.
이날 오전 광주시청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연 노조는 "단체협약 미이행, 만연한 임금체불을 근절·해소하기 위해서는 행정권한을 지닌 광주시의 중재나 노력이 필요하다"며 "총파업을 통해 위협받는 노동자들의 존엄·권리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사 현장에서의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어도 파업이 시작되거나 장기화하면 전체 공기 지연 등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건설업계는 우려했다.
여러 공정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대형 공사 현장에서 철근·콘크리트 공사 등의 주요 공정이 멈추게 된다면 모든 공정이 중단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경군 광주건설협회 사무처장은 "파업이 시작한 것은 아니어서 현재까지 차질을 빚는 공사 현장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파업 참여 조합원들이 맡은 공정에 따라 현장마다 다르겠지만, 공정이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