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의 인터뷰 기사는 세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 기사는 첫 번째로, 교제 폭력 중에서 생활 통제와 정서적 폭력을 주로 다뤘습니다. 다음에 나가는 두 번째 기사는 살인과 성폭력 등의 물리적 폭력, 그다음 주 초의 세 번째 기사는 구조적 문제와 해결 방안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성장기 스토리와 개인의 사생활, 개인 사진 등이 많이 들어갑니다 *편집자 주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너 같은 사람은 기생충이야", "너는 도대체 아이큐가 얼마냐",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냐", "너는 처맞아야 정신 차린다", "네 주제에 어디서 나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겠니", "저번에 보니까 너의 부모도 가방끈이 짧은 것 같더라", "네가 그런 가정에서 자랐으니 뭘 제대로 배웠겠냐", "입술은 누굴 유혹하려고 진하게 칠했냐", "긴 치마도 안되고 바지만 입고 다녀라." 이는 교제 폭력 중 생활 통제와 정서적 폭력 내용들이다. 김도연(54)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교제 폭력 가해자들은 심각한 수준의 모든 욕설을 다 한다"면서 "연인에게 10시간 동안 전화와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년 출범하면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액(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워싱턴의 한 베테랑 한반도 전문가는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협상 수준을 넘어서는 더 큰 틀의 한미 '부담 공유' 협상판을 만들 것을 한국에 제언했다. 미국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13일(현지시간)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면서 트럼프의 (부자국가 한국이 돈을 내지 않는다는) 내러티브를 바꿀 수 있는 협상 틀을 조직할 방법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으로 불리는 미군 주둔비용 분담 방안만 협상하지 말고, 더 큰 틀의 한미간 안보 부담 공유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가 한미동맹을 흔들 위험을 제어하라는 조언이었다. 스나이더 소장은 또 "당분간 동맹 기반 협력의 대안으로 공공연한 헤징(hedging·양쪽에 투자하는 전술) 책략을 쓰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의 '균형 외교' 기조로 복귀하는 것 은 득책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스나이더 소장과의 일문일답. 많은 이들이 트럼프 대통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짚 몇가닥을 오른쪽으로 빼고 차례로 꼬아보세요." 13일 전남 담양군 창평면 기순도 발효학교에서 한껏 탄성이 흘러나왔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코 앞에 둔 '한국 전통 장'을 마스터하기 위해 대한민국 전통식품 기순도 명인(35호·진장)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본인들의 감탄이었다. 이들은 앞치마를 두른 채 한 손가락도 빠짐없이 움직이며 열심히 메주를 빚고 있었다. 메주를 예쁘게 빚으면 예쁜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기 명인의 설명이 통역사의 입을 타고 전해지자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어느덧 모양이 갖춰진 메주가 한가득 쌓였고, 기 명인이 유기농 볏짚으로 새끼줄을 꼬아 메주를 묶기 시작하자 일본인들의 시선이 쏠렸다. 뻣뻣한 볏짚을 순식간에 꼬아 메주를 묶어 올린 기 명인을 보며 일본인들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탄성을 질렀다. 놀라는 시간도 잠시, 잘 말린 메주를 물로 가볍게 씻어낸 뒤 장독대에 차곡차곡 담기 시작했다. 그 위에 맑은 죽염수를 바가지로 떠서 부은 뒤 조심스레 뚜껑을 닫았다. 일본인들은 장독대를 바라보며 깊은 맛이 우러나는 전통 장이 되길 기원했다. 전날부터 한국 전통 장 만들기에 푹 빠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드라마에서는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단번에 어떤 모델인지 알아봤죠." 2017년부터 성생활 라이프스타일샵 '피우다'를 운영하고 있는 강혜영(43) 대표를 지난 12일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만났다. 강 대표는 유튜브 및 방송을 통해 성생활 용품을 소개하고 성 담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21세기 대한민국 현실판 '정숙한 세일즈' 주인공이다. 강 대표는 "나도 모르게 드라마를 보며 제품을 구별하고 있었다"며 "'딜도팔이' 7년차의 눈은 속일 수 없나보다 싶었다"고 웃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정숙'(김소연 분)이 시골 주민들에게 성인용품의 쓰임새를 알려줬듯 강 대표의 가게는 종종 손님들을 위한 성교육 현장이 된다. 강 대표는 "개업 초기 한 손님한테 제품을 설명해주고 있었는데 당시 가게에 있었던 70대 할머니, 젊은 커플이 조금씩 제 얘기를 듣고 주변으로 모여들었다"며 "그렇게 일종의 '강연'을 하는 일이 빈번했다"고 미소 지었다. '정숙'이 성인용품이 가득 든 가방을 잃어버리는 장면, 우여곡절 끝에 가방을 되찾은 뒤 넘어지면서 가방 속 내용물이 바닥에 쏟아졌던 장면을 언급하며 강 대표는 "저도 아주 조심하는 부분"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콩, 물, 소금 그리고 시간' 우리가 흔히 '간장'으로 생각하고 먹는 양조간장 등에는 콩(메주)을 소금물에 발효시키는 데 필요한 원재료 외에 다양한 맛을 내는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 1천200여 개 장독이 가득한 전남 담양군의 장고(醬庫, 장독을 보관하는 장소)에서 지난 9일 만난 대한민국 전통식품 기순도 명인(35호·진장)은 "한국 전통 간장은 일절 첨가물을 넣지 않는 대신 '시간'으로 맛을 내는 것이 양조간장과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시간을 들여 장을 만드는 행위인 '담그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기 명인이 빚어내는 진장(陳醬)은 5년 이상 오래 묵어서 진하게 된 간장이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영문 '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 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확실시되면서 우리의 장(醬)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기 명인은 한국 전통 장의 정체성은 '장을 직접 담그는 행위'에서 온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 영문 표기대로 한국 전통 장에 대한 지식, 신념, 관행이 중요하다는 명인의 철학이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잘못 쓰이는 몇몇 단골 낱말이 있습니다. 먼저, 유명세(有名稅)입니다. 세금 세(稅)를 떠올리면 뜻을 알기 어렵지 않을 텐데 놓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세금 ☞ 부담 ☞ 불편' 이렇게 기억하면 어떨까 합니다.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탓으로 당하는 불편이나 곤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풀이됩니다. 좋은 경험을 다룰 때는 쓰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명세는 누리는 것이 아니라 치르는 것임을 새깁니다. 다음은 장본인(張本人)입니다. '어떤 일을 꾀하여 일으킨 바로 그 사람'이라고 사전은 설명합니다. 어떤 사전(동아 백년옥편)은 '물의를 일으킨 바로 그 사람'이라고 보다 분명하게 규정합니다. 역시나 좋은 쪽이 아닌 어의입니다. 정권 탈취를 위한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사람에게 장본인은 어울리지만, 민주혁명을 이끈 이에게 장본인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용례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은 김강보였다 ≪김원일, 불의 제전≫], [그 이듬해 봄, 다시 또 험한 일이 벌어졌는데 마을을 이토록 쑥밭을 만든 장본인인 그 대학생은 그 돈을 쥐고 한번 마을을 나간 뒤 전혀 소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5일(현지시간)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하원 의원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민주당 소속 한국계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의원(61)은 6일(현지시간) "앞으로도 미국과 한국 간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데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속개된 개표에서 당선을 확정한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을 위해 일하지만, 한국에서 왔다는 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국방에서도 매우 중요한 관계라며 "학생 간 교류를 장려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한인 커뮤니티와 한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싶다"고 전했다. '순자'라는 한국 이름으로 잘 알려진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한국인 모친과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인 흑인 부친 사이에서 서울에서 태어나 1살 때 미국에 왔다. 다음은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의원과 인터뷰 내용. 당선을 축하한다. 소감은? ▲ 기분이 매우 좋다. 하원은 2년마다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빠듯한 일정 속에서 하루하루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의 철학은 선거가 치러지지 않는 해에도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낼 때 결국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한국 대통령 참모 중에 '장사꾼'이 있어야 합니다. 장사꾼의 협상 방식을 아는 사람이 참모 중에 있어서 트럼프의 체면도 세워주고 한국이 받을 것을 받는 거래를 해야 합니다." 40년 이상 미국 공화당을 위한 후원과 선거운동에 참여해온 조지아주 한인사회 원로 박선근(82)씨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6일(현지시간) 이같이 제언했다.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한미우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 씨는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저택인 마러라고에 초대돼 만찬을 함께 하며 개표 방송을 지켜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자 중 한 명이다. 로널드 레이건 후보(공화)와 지미 카터 후보(민주)가 맞붙은 1980년 대선 때부터 공화당 선거운동에 관여한 박 회장은 대선 선거인단, 비상근 국정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어 공화당 정치에 밝다. 박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도 "한국 입장에서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주고 받을 것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대선 당일(5일) 트럼프 리조트 마러라고의 현장 분위기는 어땠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영산강은 백제 이전의 연합정치체제였던 마한 문화를 잉태했다. 영암 출신인 고대 학자 왕인 박사는 일본으로 건너가 아스카 문화를 꽃피우게 했다. 영산강 유역의 구림마을은 2천200년의 역사를 가진, 호남의 3대 명촌이다. 국토의 젖줄 영산강이 남긴 유산들은 위대했다. 강 등대를 본 적 있나 바다가 아닌 강에 세워진 등대를 본 적 있는가. 영암 멍수등대와 나주 영산포 등대는 영산강에 세워진 등대이다. 보기 드문 강 등대들은 영산강이 어떤 강인지 말해준다. 멍수등대는 목포에서 20㎞쯤 영산강을 거슬러 올라간 지점의 강 한복판에 세워져 있다. 두 갈래로 갈라지는 물길의 바닥에 암초가 있어 작은 배들이 이를 피해 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나주 영산포는 바다에서 약 50㎞ 들어간 영산강 하항이었다. 만조 때 바닷물은 강물을 밀어 올려 영산포를 지나 내륙 쪽으로 20여㎞를 더 들어갔다. 덕분에 영산포까지 배가 운항할 수 있었다. 영산포에 등대가 세워진 이유이다. 영산강은 만조 때 바다를 방불했다. 강 등대는 만조 때 내해로 변하는 영산강의 특수성이 낳은 시설이다. 1981년 영산강 하굿둑이 완공되면서 바닷물은 더는 강을 치고 올라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