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신문 이회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과 관련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0일 오 시장 최측근 참모 2명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박찬구 정무특보를 참고인 및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이 국회에 입성한 2000년 보좌관으로 시작해 줄곧 곁을 지킨 최측근으로 꼽힌다.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오 시장 핵심 참모로 꼽히는 박 특보 역시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 수행 역할을 맡았다.
검찰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과 관련해 1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했고,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가 2021년 2∼3월 조사 비용 3천300만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한 강혜경 씨는 김씨로부터 조사비용을 개인 계좌로 받았는데, 명씨 지시로 오 시장에게 유리한 설문안을 짰고 오 시장 측에 원본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명씨는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과 김씨와 '3자 회동'을 포함해 7차례 정도 오 시장과 중국집, 오 시장의 당협 사무실 등에서 만났다고 주장한다.
또 명씨는 오 시장이 선거를 앞두고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 서울로 빨리 올라오라"고 했다거나, 오 시장이 "여론조사 비용은 김(한정) 회장이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보는 2021년 1월 27일 명씨에게 '시장님 모시고 있는 서울시○○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 포렌식을 통해 이 같은 문자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 시장은 2021년 1월께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두 번 만난 것은 있지만 명씨의 부정여론조사 수법을 확인한 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끊어냈고,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그런 사실이 있다면 언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밝히라며 명씨를 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태다.
명씨가 여론조사 등에 도움을 주겠다고 해 당시 캠프 실무를 총괄하던 강 전 부시장이 만난 적이 있지만 여론 조사상 기법 등을 문제로 갈등이 생겼고, 그해 2월 직접 만나 크게 다투면서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게 오 시장 측 주장이다.
강 전 부시장은 이날 검찰청사로 출석하며 "13번의 비공개 여론조사, 7번의 만남, 김한정 사장과의 3자 회동은 전혀 사실이 아님에도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5%의 사실에 95%의 허위를 엮고 있는 명태균 진술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님 입장에서야 명씨가 처음에 와서 도와주겠다고 얘기했을 때 그러면 도와달라고 한 것이지, 그게 여론조사일지 뭘 지는 잘 알고 계시지 않는다"며 "여론조사는 제가 시장님보다 좀 더 많이 알고 그래서 저한테 어떻게 할 건지 같이 해보라는 얘기를 하신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강 전 부시장은 김씨에 대해서는 "시장님을 후원하는 분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서로 알고 지낸 사이는 맞는다"고 말했다.
박 특보는 "빨리 수사가 진행돼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 검찰 수사에서 적극 협조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 시장 의혹 확인을 위해 강혜경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다시 불렀다. 검찰은 지난 5일 창원지검에서 강씨를 출장 조사했다.
강씨는 출석에 앞서 특별한 발언 없이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